아이스크림 불평

매일 기온이 30도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 요즘 같은 때엔 아이스크림의 판매량이 급증한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근래 편의점들도 아이스크림 할인 행사를 한다고 광고를 덕지덕지 붙여놓았던 것도 기억나고.. 다만 내가 생각하기엔 아이스크림은 여름에 먹기 썩 좋은 간식은 아니다. 이런 날씨에 아이스크림 들고 밖에서 돌아다니면 제대로 먹기도 전에 죄다 흘러내려서 곤란하지 않을까? 게다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당장 입은 차가워질지 몰라도, 안에 들어있는 설탕과 지방 때문에 오히려 입은 더 텁텁하고 몸에선 열이 더 나기 마련일텐데.

이런 소리는 접어두고 본론으로 들어가면, 나는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어릴 때 슈퍼에서 100원 짜리 서주아이스주를 사먹었을 때부터 한방에 꽂혔던게 아닐까 싶은데, 그 이후로 모르긴 몰라도 주머니에 돈만 있다면 일주일에 최소한 서너번씩은 아이스크림을 먹었을 것이다. 투게더 하나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마음이 든든했고, 점심 먹고 베스트원 하나 사서 친구들과 함께 순식간에 퍼먹어버리던 기억도 선하다. 다만 요즘은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사먹는 일이 점점 적어지는 것 같아서, 그게 왜일까 한번 적어보면서 정리나 해보려 한다.

일단 아이스크림의 정의부터 따져보면, 아이스크림은 우유, 설탕을 기본으로 한 원액에 계란과 같은 유화제나 다른 부재료를 넣은 뒤 얼려서 만든 간식이다. 그런데 사실 엄밀히 말하면 사전적인 의미의 '아이스크림'은 슈퍼에서 사먹기 힘들다. 약간 본론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이긴 한데.. 조금 설명을 해보자. 우리나라에서 법으로 규정된 '아이스크림'은 그 성분에서 유지방이 최소한 6% 이상을 차지해야만 한다.(미국의 경우 더 조건이 엄격해서 하한선이 10% 다.) 하지만 편의점 냉장고에 들어있는 아이스크림들, 특히 콘을 제외한 바 중에선 그 규정을 충족하는 아이스크림은 거의 없고, 대신 6% 미만의 유지방을 포함한 '아이스밀크', '셔벗'(빵빠레와 같이 우유 대신 식물성 유지를 사용한 부류가 주로 이 쪽에 들어간다.) 혹은 '빙과류'(얼음과자)가 대부분이다. 거의 유일한 예외가 있다면 6% 기준에 턱걸이한 '누크바' 정도.

위의 세 부류 중 일단 개인적으론 '빙과류'는 거의 손을 대지 않는 편. 차갑고 딱딱한 얼음을 씹어먹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할 뿐더러, 과즙향을 흉내낸 인공적인 향이 꼭 향수처럼 느껴져서 솔직히 먹는게 고역이다. 그나마도 요즘엔 이상한 장난질을 친 상품만 점점 늘어나니 이것 또한 문제고 말이다. '아이스밀크'류 또한 본래의 아이스크림의 맛 대신 다른 부재료로 맛을 내려면 제대로 신경을 써야할텐데, 먹고 나면 허무함이 느껴질 정도로 그 맛이 어중간하거나 밀도가 낮아서 사먹을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 태반이다. 아이스크림 맛의 기본을 잡아주어야할 우유 성분이 적게 들어가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재료도 제대로 된 것을 쓰는 것도 아니니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고 그런 것들을 포기하고 콘이나 컵에 들어있는 '아이스크림' 쪽으로 가자니 가격대가 훌쩍 오른다. 대형슈퍼나 마트에선 어떤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마지막으로 사먹었던 콘 아이스크림은 2000원이었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요즘은 아이스크림도 자가제조하는 곳들을 찾아가도 별 손해보는 느낌이 안 든다. 물론 슈퍼에서 사먹는 것보다는 조금 더 돈을 지불해야하지만, 훨씬 나은 것을 먹을 수 있으니까. 하다못해 베스킨 라빈스의 2900원짜리 더블 주니어도 이젠 그 턱까지 치고 올라온 롯데나 해태의 아이스크림 가격과 비교하면 꽤 경쟁력이 있는 셈이다. 어쨋건 근래 자주 갔던 아이스크림 파는 곳을 떠올려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안국역의 '아몬디에'다. 패스트리 류는 다른 곳과 비교하면 비싸지만, 아이스크림은 그렇지 않아서 그런지 요즘은 아이스크림 먹으러 더 자주 간 것 같다. 꽤나 넉넉하게 퍼주는 한 덩이가 2500원임에도 사용되는 재료의 질이나 맛은 공장제 아이스크림에 비해 월등하다. 현재는 가장 마음에 드는 곳. 블로그에서 꽤 유명세를 탄 '펠앤콜'의 경우 이런저런 맛을 시도해보는 점은 재미있긴 하지만, 밀도가 낮고 식감도 영 맘에 안 들어서 대충 궁금한 맛 몇가지를 먹어본 뒤엔 방문하지 않고 있다. 한 덩이에 4200원이란 가격도 다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고. 그 외에도 이대 앞의 '리화인 와플'이나 홍대 앞의 '몰리스 팝스' 같은 곳들도 몇번 방문해본 적이 있긴 하지만, 굳이 적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여담 - 아이스크림 이야기하다보니 떠오른 것인데, 몇년새 한국인들은 로마 가면 3대(;;) 젤라또 가게라며 '지올리띠(Giolitti)', '파시(Fassi)', '올드 브릿지(Old Bridge)' 세 곳 중 하나는 방문하는게 일종의 통과 의례처럼 되어있는 모양이더라. 심지어 사진 보면 저 가게들 앞에 쭉 줄서있는 사람들 중 태반이 한국인인 경우도 있고. 그런데 저 셋 중 '파시'는 지금도 한국에 '빨라쪼 델 쁘레도'란 이름으로 백화점이나 번화가 이곳 저곳에 가게가 있다.(심지어 편의점에서 그 상표 단 아이스크림이나 사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애초에 '파시'란 가게명이 그냥 'Palazzo del Freddo - Giovanni Fassi' 에서 맨 뒤만 따다 부르는 명칭이고, 그 가게 전면엔 아예 SEOUL 에 분점 있다고 글씨 대문짝만하게 박아놨는데도 둘을 연관짓지 못하는 사람도 꽤 많은 것 같은데, 참 희한한 일이다. 그리고 지올리띠의 경우 수년전 신세계 본점에 입점했다가 그냥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안습.. 본토의 그것과 한국의 그것이 맛이 다르기 때문인지, 한국 돌아오면 관심이 사라지기 때문인지, 아니면 이탈리아의 두배는 하는 가격 때문인지. 그냥 셋 다인가?



덧글

  • 마론 2017/05/30 23:23 # 삭제 답글

    시판 아이스크림 이야기 정말 공감해요
    요즘은 비유지방아이스크림도 나왔다니 아이스크림은 점점 비싸지는데 맛과 재료는 점점떨어지네요
  • 마론 2017/05/30 23:23 # 삭제 답글

    시판 아이스크림 이야기 정말 공감해요
    요즘은 비유지방아이스크림도 나왔다니 아이스크림은 점점 비싸지는데 맛과 재료는 점점떨어지네요
  • 마론 2017/05/30 23:23 # 삭제 답글

    시판 아이스크림 이야기 정말 공감해요
    요즘은 비유지방아이스크림도 나왔다니 아이스크림은 점점 비싸지는데 맛과 재료는 점점떨어지네요
  • 마론 2017/05/30 23:23 # 삭제 답글

    시판 아이스크림 이야기 정말 공감해요
    요즘은 비유지방아이스크림도 나왔다니 아이스크림은 점점 비싸지는데 맛과 재료는 점점떨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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