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의 아들 기타

이 영화의 촬영 방식 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으려 한다. 그건 직접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직접 알 수 있는 거니까.

나로서는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주인공이 그렇게 장례를 치러주려 노력하는 죽은 소년이 정말 그의 아이가 맞냐는 것.

영화 곳곳에선 죽은 소년이 사울의 아들이 아니라는 암시가 대놓고 주어진다. 너한텐 아들이 없지 않냐는 동료의 말부터, 죽은 소년이 포함되어 있던 유태인 집단은 헝가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왔다고 언급되는 등.(극중에서 사울은 헝가리인으로 나온다. 이 영화 자체도 헝가리 영화고.)

하지만 우리나라 영화평의 대부분에서는 그에 대해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혼외자라는 변명을 그대로 믿고, 심지어는 중간에 잠깐 만나는 여자가 소년의 엄마가 아니냐는 황당한 해석까지 나오는 지경.

물론 진짜 그의 아들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이 영화는 굉장히 뻔해져버린다. 극한 상황의 애끓는 부정. 피붙이에 대한 마련. 이런 식의 상투적인 신파극으로 요약되지 않겠냐는 말이다.

사실 소년이 그의 자식이 맞는지 아닌지를 밝혀내는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인간을 도살하고 불태우는 지옥. 그 끔찍한 공장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던 사울이, 티끌같은 인간다움이라도 찾으려 발버둥치는 모습이야말로 영화의 핵심이기 때문.

"우린 오래 전에 이미 죽었어."

죽은 사람 때문에 산 사람들을 버리려냐는 동료의 말에 주인공이 던진 답이다. 얼핏 보기엔 답답해 보이는 사울의 행동들이 이 한 마디로 설명이 된다. 이미 그에겐 자기 몸이 수용소에서 살아 나가는 것 따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당장 죽더라도, 잠시라도 인간답게 살고자 했지.

덧글

  • Masan_Gull 2016/03/16 10:16 # 답글

    그 집착만 아니라면 결과적으로 탈출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보면 뭐 좀 깝깝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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